킹스텔라 2025. 6. 19.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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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순 동시집 「바보같은 암소」94페이지 <거울>

 

 

아침마다 조회 시간이면

내 눈 속에 들어와 온통 나를 사로잡는

교무실 벽에 걸린 저 거울

거울 속에 비쳐 일렁이는 저 배경들

일렁일 때마다 비쳐지는 파아란 동산

 

세월이 간다는 말은 어른들로부터 들어왔지만

나는 세월이 가는 모습을 보지 못했어

오직, 저 거울 속에서만이

세월이 가는 것을 나는 보았어

 

거울 속에 비쳐진 배경들

일렁일렁 일렁일렁

아! 저렇게

저렇게 세월이 가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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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어머니가 들여다보는 거울을 본다.

어머니의 축축한 눈망울을 거울 삼아 세상을 보고 세월을 본다. 

어머니가 바라본 세상과 세월, 그 시들을 통해 세상을 본다.

세상은 놀이와 즐거움과 장난으로 가득하다.

결혼을 하고서도 모르다가 딸아이를 낳고선 세상의 엉뚱함을 알았다.

  - 막내 아들 -

 

이월순 (시인, 수필가, 1937. 11. - 2021.7.)

- 1937년, 충북 보은에서 출생
- 2000년, 세기문학 수필부문 신인문학상 수상
- 2000년, 동서문학 시부문 맥심상 수상
- 2001년, 월간문학세계 아동문학 동시부문 신인문학상 수상
- 2012년, 장폴 샤를 에이마르 사르트르 동시집 부문 우수상
- 2013년, 월간문학세계 아동문학 동시 본상 수상
- 2014년, 대한기독문학상 수상
<저서>
- 1997년 '풀부채 향기' (시집)
- 2000년 '내 손톱에 봉숭아 물' (시집, 삶과 꿈)
- 2006년 '바보 같은 암소' (동시집, 아동문예)
- 2009년 '시가 있는 수필집 질그릇' (수필, 수필과 비평사)
- 2013년 '할머니의 귀여운 젖통' (시집, 수필과 비평사)
- 2016년 '왜 나는 그를 사랑하나' (신앙시집, 대한출판)왜
- 2020년 '여든네 번째 봄' (시집, 인간과 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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