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엑스포 유치, 비판 일색인데... '아깝게 졌다'는 KBS
[박성우 기자]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실패에 <조선일보> 등 보수 언론에서 비판적 보도가 쏟아졌다. 반면 KBS는 큰 표 차이의 패배에 '석패'라는 표현을 쓰며 눈에 띄게 다른 논조를 내놓았다.
<조선일보>는 30일 "'엑스포 올인' 분위기에… 정부도 기업도 객관적 보고 못해 오판"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우리 정부와 기업이 사우디의 압승으로 귀결된 흐름을 마지막 순간까지도 읽어내지 못한 점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정보 수집과 판단 역량에서 문제를 드러냈고, 대통령이 앞장선 '엑스포 올인' 분위기 속에서 객관적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이를 가다듬지 않으면 훗날 주요 국제 행사 유치전을 벌일 때에도 잘못된 판단으로 국력을 낭비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자체 취재에 따르면 "투표일 직전까지 정부 내에선 1차 투표에서 70표 정도를 얻을 수 있다는 보고가 올라갔다"면서 "한국이 1차 투표에서 떨어진다고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러한 보고에 정부와 재계는 2차 투표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판세를 오판한 결과 잘못된 접근법을 사용하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최고위 관계자들의 "희망적 사고가 냉정한 현실 인식을 대체했다"라고 분석하면서 한국이 확보한 표가 부족하다는 보고에는 "정부 고위층에서 "왜 사기를 꺾는 보고를 올리느냐"는 질책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 역시 30일 사설에서 "애당초 비밀투표여서 예측 자체가 어려웠을 것"이라면서도 "그렇더라도 예상을 훨씬 밑도는 성적표를 받은 당국의 정보력 부재는 뼈아프다", "판세 분석과 보고가 정확했는지 의문이다"라며 정부의 정보력 부재를 비판했다.
<동아일보> 또한 같은 날 사설에서 "정부 관계자들은 '대역전극이 가능할 것'이라거나 '해볼 만한 수준으로 따라잡았다'고 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완전히 딴판"이라며 정부의 낙관적인 전망을 힐난했다.
이 신문은 "정부의 유치 전략, 추진 과정, 상황 판단 등에 문제는 없었는지 냉정하고 꼼꼼하게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며 "정부 소통에 문제가 없었는지 따져봐야 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우디의 '오일머니' 물량 공세를 탓하거나 뒤늦게 유치전에 나선 전(前) 정부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벗어난 접근"이라며 "오판에 근거한 낙관론이 국민 기대치를 과도하게 올리고 결과적으로 외교력과 행정력의 낭비를 초래한 측면이 있다는 비판을 정부는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KBS는 정부를 옹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먼저 KBS는 부산엑스포 유치 관련 기사만 다룬 이슈 뉴스 페이지의 제목을 "엑스포 부산 석패… '원 팀 코리아'로 뛰었다"로 정했다. 리야드와 부산의 표차는 90표에 달했음에도 KBS는 '아깝게 졌다'는 의미의 단어인 석패를 사용한 점이 눈에 띈다.
"회원국 지지 동향 분석했더니… '막판 표심' 빼앗긴 부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는 "그간 우리 정부는 국가별로 맞춤형 교섭을 펼쳐 실제 지지 동향을 꾸준히 관리해왔다"며 "2차 투표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분석도 여기서 비롯된 셈"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2030 부산엑스포 유치위가 11월 중순에 판세를 파악한 결과 한국 지지가 44개국, 사우디 지지는 84개국, 이탈리아 지지는 10개국으로 확인됐다"면서 "유치 총력전을 펼친 것도, 이 같은 막판 역전 가능성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조선일보>가 "판세를 오판한 결과 잘못된 접근법을 사용"했다고 비판한 2차 투표 집중 전략에 대해서도 KBS는 "(정부는) 각 나라와 물밑 교섭을 펼치며 지지세 늘리기에 주력했다"라고만 설명했다. 이어 별다른 비판 없이 "단기적 이익을 바라는 여러 회원국이 사우디의 파격적인 지원을 선택했다"는 부산시의 분석을 그대로 전달하는 수준에 그쳤다.
출처 : 오마이뉴스 2023.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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