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세상/어머니의 시

도랑

킹스텔라 2025. 5. 21. 11:30
728x90

이월순 동시집 「바보같은 암소」56페이지 <도랑>

 

 

<도랑>

 

학교는 가야 되는데

밤새 내린 비에 도랑 흙탕물 콸콸

신발 한 짝 흙탕물에 빼앗기고

어린 나로서는 도저히 건널 수가 없어 엉엉 울면서

돌아서야만 했지.

 

아버지 손 잡고 다시 와 본 도랑물

내 신발 한 짝 먹고도 미안하지도 않은지

여전히 흙탕물만 콸콸 흘려 보낸다

용감하신 울 아버지 칼퀴 들고 들어가 웅덩이 휘저으니

고동색 고무신 코 꿰어 나오네.

 

해님은 중천에 솟아 재미있다 웃어대고

학교 가는 내 종종걸음 신바람 난다.

 

728x90

 

 

이월순 (시인, 수필가, 1937. 11. - 2021.7.)

- 1937년, 충북 보은에서 출생
- 2000년, 세기문학 수필부문 신인문학상 수상
- 2000년, 동서문학 시부문 맥심상 수상
- 2001년, 월간문학세계 아동문학 동시부문 신인문학상 수상
- 2012년, 장폴 샤를 에이마르 사르트르 동시집 부문 우수상
- 2013년, 월간문학세계 아동문학 동시 본상 수상
- 2014년, 대한기독문학상 수상
<저서>
- 1997년 '풀부채 향기' (시집)
- 2000년 '내 손톱에 봉숭아 물' (시집, 삶과 꿈)
- 2006년 '바보 같은 암소' (동시집, 아동문예)
- 2009년 '시가 있는 수필집 질그릇' (수필, 수필과 비평사)
- 2013년 '할머니의 귀여운 젖통' (시집, 수필과 비평사)
- 2016년 '왜 나는 그를 사랑하나' (신앙시집, 대한출판)왜
- 2020년 '여든네 번째 봄' (시집, 인간과 문화사)

728x90

'행복한 세상 > 어머니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울  (36) 2025.06.19
소롭길  (28) 2025.06.11
고깃덩이  (31) 2025.05.15
깜부기 봄 피리  (32) 2025.05.09
참새 새끼  (41) 2025.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