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퇴근하여 집에 들어서자 아들이 두툼한 흰 봉투를 내밀었다. 봉투 표지에는 ‘아빠 용돈’으로 시작하는 작은 글귀가 쓰여 있었다. 봉투 안에는 만 원짜리 수십 장이 들어있었다. ‘아빠야! 21년 동안 아들 키우느라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아들이 번 첫 돈이니까 맛난 거 사드세요. 앞으로 몇 년만 더 고생하시면 사회인이 되니까 몇 년만 더 길러 주세요.’라고 적혀있었다. 만감이 교차했다. 내가 처음으로 용돈을 받은 것이 고등학교 1학년 때이다. 중학교 시절까지는 집에서 생활하다 보니 특별히 용돈이 필요치 않아 그때그때 돈이 필요하면 부모님께 손을 벌렸었다. 하지만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를 집에서 멀리 떨어진 타지에서 유학하며 자취를 하다 보니 매월 일정한 금액의 용돈이 필요했다. 이때 학생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