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세상/나의 글쓰기

내 인생의 블랙박스

킹스텔라 2017. 5. 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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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의 종착역에 도달하여 과거를 되돌리며 지난 일을 샅샅이 살펴본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내가 미처 몰랐던 것, 또는 알면서도 인정하고 싶지 않아 애써 외면하며 기억에서 지웠던 장면들이 고스란히 찍혀 들춰지면 그때의 기분이 어떠할까. 후회할 수도 없고 되돌릴 수도 없다면.......

 

   블랙박스는 비행기의 주행기록 장치였는데 최근에 선박이나 자동차의 영상기록 장치로 발전되며 대중화되었다. 어떤 사실의 전후 상황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없거나 목격자를 찾기 어려울 때 블랙박스가 아주 요긴하게 쓰이며 잘잘못을 명확하게 가려준다.


   얼마 전 자동차를 운전하다 사고가 났다. 좌측에 샛길이 있는 삼거리로 진입하는데 신호는 이미 녹색등이라 안심하고 그대로 직진을 했다. 이때 2차로를 달리던 나의 차를 좌측 샛길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승용차가 뒤축을 들이받아 그 충격으로 삼중 추돌 사고가 나고 말았다. 가해 차량 운전자는 자신의 신호에 정상적으로 운행했기에 아무 잘못이 없다면서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의 자동차 블랙박스는 그 시간의 사고 장면을 아주 명확하게 있는 그대로 기록하고 있어 과실을 면할 수 있었다. 경찰이나 보험사는 상대방 과실을 100퍼센트, 나의 과실을 0퍼센트로 판명해 주었다.

    

   사회규범으로 정한 법과 질서를 지키기는 쉽지 않다. 많은 사람이 과한 욕심으로 인해 법의 심판을 받는다. 한 나라의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다. 하물며 종교적 규범을 지키는 것은 사회적 규범보다 더 어렵다. 모든 것이 양심의 문제이지만 그것을 다스리기는 쉽지 않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인간의 양심과 자율을 존중해 그렇게 창조하셨나 보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정해진 사회 법규와 종교적 법규를 잘 지키면서 생활을 했는가 하면, 때로는 법규를 위반하며 과속을 하면서 그것을 스스로 합리화하며 살아온 시간도 많았을 것이다. 양심의 블랙박스도 존재하지만, 창조주께서 매일매일을 살피시며 기록한 나의 블랙박스도 존재할 것이다. 인생의 종착역에 도착했을 때 나의 블랙박스를 되돌려본다면 어떠할까? 그것이 사람의 눈에 보이는 것이든 오로지 조물주의 눈에만 보이는 것이든 무수히 많은 과거 기록이 존재한다면 현재 나의 삶을 어떻게 기록하며 살 것인가를 깊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조물주께서 오늘 나를 부르신다면 과연 어떠할까. 죽음에는 순서도 없고 인생을 정리할 시점이 언제인지 모르지만, 어느 순간 스스로의 깨달음으로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며 회개할 시간을 갖는다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축복이고 행복이다.

 

   누구나 진지한 삶을 살기를 원하는 마음은 다 같을 것이다. 매일 숨 쉬며 자기 삶을 소중하게 여기고 살기를 원할 것이다. 몸이 더러우면 목욕으로 씻어내고 방이 더러우면 창을 열고 청소를 한다. 하지만 마음이 더러워지고 영혼이 더러워지고 있는 것은 잘 모르며 살아갈 때가 너무나 많다. 더군다나 더러워진 마음을 깨끗하게 씻어내는 방법도 모르고 살아가기도 한다. 어떻게 하면 인생의 종착역에서 내 인생의 블랙박스를 과실 0퍼센트라고 자신 있게 말하며 당당히 열어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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