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세상/나의 글쓰기

냄새 그리고 향기

킹스텔라 2017. 2. 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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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상쾌한 아침이다. 출근하기 위해 승강기 버튼을 누르자 잠시 후 문이 열렸다. 승강기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역겨운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가끔 이 냄새가 났었는데 오늘은 더욱 진한 냄새가 정신을 혼미하게 했다. 누군가 향수를 뿌렸는데 바로 앞서서 승강기를 탔던 모양이다. 그 향이 얼마나 진한지 나에게는 고약한 냄새로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분명 향수를 뿌린 누군가는 좋은 향기가 나기를 기대하면서 뿌렸을 텐데 그 냄새로 인해 온종일 기분이 상쾌하지 않았다.

 

   냄새는 좋은 냄새도 있고 나쁜 냄새도 있다. 좋은 냄새는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고 자꾸 맡아도 싫증이 나지 않아 더 맡고 싶어진다. 갓난아기의 살 냄새가 그렇고 봄에 피는 아카시아꽃 냄새가 그렇다. 초여름에 나지막한 산길을 걷노라면 코끝을 살짝 스치며 지나가는 소나무의 솔 향내도 참 좋다. 이처럼 좋은 냄새는 항상 함께하고 싶다. 반대로 기분을 상하게 하는 나쁜 냄새는 다시는 맡고 싶지 않고 피하게 만든다. 똑같은 냄새라도 좋은 냄새는 향기이지만 나쁜 냄새는 악취이며 그냥 냄새일 뿐이다.

 

 

 

 

   

  냄새는 이와 같은 표면적인 냄새만이 아니라 사람에게도 각기 다른 내면의 냄새가 있다. 어떤 사람은 좋은 냄새가 나지만 반면에 다시 맡고 싶지 않은 나쁜 냄새가 나는 이도 있다. 아무리 화려한 치장을 하고 화술이 좋다 하더라도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따스함과 사랑이 없다면 가까이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얼마 전 지인과 함께 택지를 매입할 일이 있었다. 매입하기로 한 옆의 땅 주인이 진입 도로 문제로 몰강스럽게 사람을 힘들게 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분은 어느 학교의 교장 선생님이었다. 어린아이 적에는 모르지만, 나이가 들어 성인이 되면 그 사람만의 내면의 특유한 냄새가 있다.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가가 얼굴에 나타나고 말과 행동에 나타난다. 아마도 평생을 살아오면서 길든 습성에서 나타나는 자기만의 특유한 냄새일 것이다.

 

   나는 그냥 냄새가 아닌 향기를 풍기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곳저곳 향수를 뿌려 가며 몸에 밴 나쁜 냄새를 감추는 가공의 향기를 풍기고 싶지 않다. 가공의 냄새는 독한 향수가 사람을 역겹게 하며 금방 싫증이 나게 하는 것처럼 은은한 향기로 오래 남지 못한다. 작은 꿈이라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자연의 향기를 풍기고 싶다. 달콤하고 은은한 꽃의 향기가 자연스레 꿀벌을 불러 모으듯 그러한 모습이면 더욱더 좋겠다. 내가 나를 꾸미지 않아도 시나브로 은은한 향기가 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향기가 있는 꽃은 가시 돋친 나무에 핀다.’는 속담도 있다. 실속 있고 가치 있는 것이 겉보기에는 나빠 보이거나 초라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보여도 좋다. 가시 돋친 보잘것없는 나무에 피는 꽃이라도 그냥 냄새가 아닌 달콤하고 아름다운 향기를 풍기는 꽃이라면 그러하고 싶다.

 

 

http://www.pckworld.com/news/articleView.html?idxno=7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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