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세상/어머니의 시

참새 새끼

킹스텔라 2025. 4. 2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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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순 동시집 「바보같은 암소」24페이지 <참새 새끼>

<참새 새끼>

 

석양에 양지 바른

두툼한 초가집 처마 끝

해돋이 아침이면

참새가 시끄럽게 지저귄다.

 

오늘쯤이면

참새 새끼가

포륵 포륵 예쁘게 자랐겠지.

 

엄마가 기대 놓은 사닥다리에

가만가만 살금살금 오르며 보니

참새 새끼 노란 턱이

귀엽게 보였는데

 

손을 가만히 들으려는 순간

순식간에 내미는 황구렁이 모가지

 

"어머나!" 소리치며 달아난 곳이

삼십 미터 마당 끝

사랑방 부엌 앞에 와 서 있네요.

 

후휴-!!

나! 물 좀 주세요.

 

 

* 황색 구렁이는 구렁이의 숫놈이라고 한다. 가끔 호박넝쿨 우거진 흙담장에 길게 붙어 있던 황구렁이가 이날 따라 처마 밑 새집에 와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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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순 (시인, 수필가, 1937. 11. - 2021.7.)

- 1937년, 충북 보은에서 출생
- 2000년, 세기문학 수필부문 신인문학상 수상
- 2000년, 동서문학 시부문 맥심상 수상
- 2001년, 월간문학세계 아동문학 동시부문 신인문학상 수상
- 2012년, 장폴 샤를 에이마르 사르트르 동시집 부문 우수상
- 2013년, 월간문학세계 아동문학 동시 본상 수상
- 2014년, 대한기독문학상 수상
<저서>
- 1997년 '풀부채 향기' (시집)
- 2000년 '내 손톱에 봉숭아 물' (시집, 삶과 꿈)
- 2006년 '바보 같은 암소' (동시집, 아동문예)
- 2009년 '시가 있는 수필집 질그릇' (수필, 수필과 비평사)
- 2013년 '할머니의 귀여운 젖통' (시집, 수필과 비평사)
- 2016년 '왜 나는 그를 사랑하나' (신앙시집, 대한출판)
- 2020년 '여든네 번째 봄' (시집, 인간과 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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