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세상/나의 글쓰기

내 마음의 국민학교

킹스텔라 2010. 9. 2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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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국민학교를 다니던 때가 어느덧 지금으로부터 사십 여 년 전이다.

그때는 도시 인구보다 농촌인구가 훨씬 많았던 시절이라 지금 4-50대 이상의 대다수 사람들이라면 보통 10여리 길 이상을 한 시간이 넘게 걸어서 등하교를 했으리라 생각한다.

  방과 후 하굣길에 집으로 돌아올 때면 친구들과 어울려 산에서, 들에서, 냇가에서 시간 가는 줄도 해가 넘어가는 줄 모르고 자연을 벗 삼아 놀던 기억이 난다.

지금의 아이들처럼 오로지 공부와 시험성적에 얽매이지 않고 말이다.

그리고 낡은 학교건물에 낡은 책상, 변변치 못하던 학습교구와 교재 등등…….

돌아보면 무척이나 못살던 시절 이었지만 그래도 마음은 풍요로웠고 다시 돌아가고 싶은 행복했던 유년시절이다. 

 

  

   엊그제 이달에 개교한 청주의 솔밭초등학교를 업무차 방문했다.

들어가는 정문 입구 진입로에의 블록사이사이에 잔디가 파랗게 단장되어 어느 별장의 정원 입구같이 깨끗하게 단장되어있었고, 정문을 들어서자 바로 옆에 만들어진 주차장은 말끔하게 단장되어 있었다. 또한 가장 최근에 지어진 건물답게 외관상 보여지는 이미지는 무척이나 아름다워 보였다. 

   

 

 

   운동장에는 몇 명의 아이들이 한가로이 놀고 있었으며 깨끗하게 단장된 식수대는 멋진 조형미를 뽐내고 있었다. 또한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 시절, 그때는 왜 그리 길게 느껴졌는지 모르지만 교장선생님께서 훈시하시던 조회대와는 전혀 딴판인 미적 감각을 듬뿍 살린 멋진 조회대가 내려다 보고 있었다.

 

 

 

   

   병설유치원 앞의 무지개색상의 다용도 미끄럼틀에는 몇 명의 유치원 아이들이 즐겁게 뛰놀고 있었고 주변에는 멋진 쉼터도 만들어져 있었다.

 

 

 

  현관문을 들어서 실내로 들어서자 넓은 현관 정면에는 ‘태양광 발전 현황판’이 눈에 들어왔다. 태양광 발전으로 학교에서 필요한 전기를 자체 생산하여 사용하고 있었다.

현재 발전량, 누적발전량, 누적CO2 절감량 등이 디지털로 표시되어 있었고  당연히 교내의 냉난방은 전기를 사용하여 자동온도조절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옛날 내가 학교 다닐 때 교실 한가운데 놓인 녹슨 커다란 무쇠난로에 나무나 석탄을 태워 난방 하던 시절, 난로의 연기가 매워 눈물 흘리며 수업하던 때와는 상상할 수 없는 많은 변화이다.

교실 안 바닥은 요즈음 가정의 거실에서나 볼 수 있는 원목의 무늬목이 깔려있고 복도는 유리처럼 맑고 윤기가 흐르는 고급 타일(?)이 깔려 있었다. 썩거나 못이 빠져 삐거덕거리던, 또 청소할 때 들기름을 바르고 초칠을 했던 그 옛날의 송판으로 된 교실 바닥이 아니었다.

 

  

   교실안에는 개인별 책상과 개인용 사물함이 고급스러운 가구처럼 깨끗하게 갖추어져 있었고 앞뒤 환경판도 마찬가지이다.

 

 

   4층 음악실 옆에는 ‘친환경학습장’이 실내에 멋지게 꾸며져 각종 화초가 아름답게 자라고 있다. 이것도 처음 보는 광경이다. 초등학교 교실 4층 실내에 밖에서나 볼 수 있는 화초온실이 가꾸어져 있다니…….

 

 

   선생님 책상의 개인용 컴퓨터에는 각종 교육 자료가 동영상과 함께 자료로 꾸며져 교실 한쪽의 커다란 LCD 텔레비전과 연결되어 모든 과목의 수업에 활용 되도 있었고, 실물화상기 등 최첨단 기기가 교실을 가득 장식하고 있다.

 

(중략)

 

   (중략)

  과거에 무척이나 못살았던 시절, 그래도 마음은 풍요로웠고 다시 돌아가고 싶은 행복했던 유년시절, 우리는 그 옛날 풍금이 있던 자리에 풍금이 사라지고 컴퓨터가 자리하며, 클릭 클릭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좋은 시대에 살고 있다.

 

 

 

   나는 많은 초등학교를 다녀보면서 나의 직업과 연관시켜 느끼는 것이 있다면 서로의 눈을 마주보며 마음에서 마음으로 통하는 그 옛날 음악시간의 낭만이 사라졌다는 것이 나로서는 무척 아쉽다.

마우스만 갖다 대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감동도 설렘도 없는 '클릭 수업'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교육적 의미를 지닐 수 있을지를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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