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세상/나의 글쓰기

결혼 청첩장

킹스텔라 2014. 11. 2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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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끈으로 맺어진 두 남녀가 평생을 함께 사랑하며 한 가정을 이루어 행복하게 사는 것은 신이 주신 축복이며 많은 이들이 꿈꾸는 소망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이러한 축복받는 결혼을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어하는 것이 대세인가 보다.

  결혼 청첩장은 일생에 단 한 번 뿐인 두 사람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복해 주기를 바라며 가족이나 친지, 또는 가까운 지인이나 친구들에게 이 뜻 깊은 날을 알리고 기쁨을 함께하자며 초청하는 초대장이다. 하지만 요즘 청첩장을 받아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평소 가까이 지내는 사이도 아니고 심지어 얼굴도 모르는 사이인데 결혼 청첩장이 배달되기도 한다. 무슨 광고전단도 아니고 공과금 고지서도 아닌데 말이다. 참으로 해괴하고 상식적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오늘 한통의 결혼 청첩장을 받았다. 봉투를 열어보니 수년 전에 업무로 한 번 대면한 적이 있는 모 초등학교 교장선생님께서 딸의 결혼을 알리는 청첩장이었다. 이 교장선생님은 금년 봄에도 아들의 결혼을 알리는 청첩장을 보내왔었다. 그 때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참석할 일도 아니고 하여 그냥 지나쳐 버렸는데 열흘정도 지나 축하해 주어서 고맙다는 사례의 답장이 배달되어 왔다. 결혼식에 참석도 하지 않았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자식의 결혼을 축하해 달라고 알리는 청첩장을 광고지 전단 뿌광고지리듯이 명함 한 번 받았다고 돌린단 말인가. 또한 참석 여부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답례 인사장이 배달되고, 또 다른 자식의 결혼을 알리는 청첩장이 또 배달되다니 참으로 황당하고 한심한 노릇이다.

 

  집안의 대소사에 진정으로 축하해 주고 마음을 나눌 사람들에게 청첩장을 돌려야 하지 않겠는가. 내가 그동안 뿌린 것이 얼마인데 하며 본전을 찾으려는 생각, 아니면 어떤 이해관계로 금전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청첩장을 돌리는 일은 추호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맘속에 내키지 않지만 체면에 얽매여 억지로 참석한 하객들이 많고, 신랑 신부 얼굴 한번 보지 않고 축의금만 전달하고 식사만 하고 간다면 그 결혼은 진정한 축복의 결혼이 될 수 없다. 미안한 말이지만 이와 같은 결혼식은 이익을 취하기 위해 장사꾼들이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과 무엇이 다르랴.

 

  이제 우리의 결혼문화도 바뀌어야 한다.

호화스런 결혼예식장이 아니면 어떻고, 시끌벅적하게 많은 하객들이 참석하지 않으면 어떠하랴. 진심으로 그들의 결혼을 축하해 주는 사람들이면 족하지 않은가. 과거의 형식과 체면은 과감히 버려야 하지 않겠는가.

너무 지나치게 채우려고만 하는 욕심과 남에게 보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닌 좀 더 의미 있는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이것이 과연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고민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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