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세상/나의 글쓰기

기후 위기

킹스텔라 2023. 8. 2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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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아침 버스를 타고 광주로 향했다. ‘에너지전환마을견학을 위해서다. 이른 시간이지만 비가 오려는지 차장 밖은 짙은 선팅과 더해 초저녁의 어둠이 내리듯 어두컴컴하다. 현재 직면한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은 어둠이 채 벗겨지지 않은 듯 흐릿하지만 이내 밝은 빛으로 비춰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요즘 기후 위기라는 말이 매스컴에 빈번히 오르내린다. 탄소중립과 RE100을 얘기한다. 지금 당장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그 대가는 당장 다음 세대에서 겪을 미래로 넘기는 시한폭탄이다.

광주 첨단에너지전환마을 에너지 까페

 

  세 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곳은 광주에 있는 전환마을풍암에너지센터첨단에너지전환마을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에너지를 기존의 화석연료나 탄소 배출이 없는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에너지를 절약, 실천하는 마을이다. 그것도 주민 스스로가 협동조합을 만들어 실천하는 선도적인 에너지 전환 마을이다. 일행들은 궁금한 점이 많은 듯하다. 마치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유치원생이 선생님의 이야기에 경쟁적으로 질문하듯 나름대로 생각했던 의문 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KBS 다큐인사이트에서 방영한 끓는 바다는 지구 해수면 평균 온도가 21.1도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해수면에는 원자폭탄이 1초에 4, 한 시간에 14,400개가 터지는 것과 같은 에너지가 공급된다고 한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도네시아의 작은 마을 팀불슬로코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물에 잠겨 30년도 걸리지 않아 농촌 마을이 어촌이 되었다. 비옥했던 옥토는 바다가 되었다. 돈도 없고 땅도 없어 마을을 떠나지 못한 사람들은 바다 한가운데서 안간힘을 쓰며 살아가고 있다. 농부였던 주민들은 어쩔 수 없이 어부가 되었다. 과연 아이들이 어른이 될 때까지 이 마을을 지킬 수 있을까도 의문이다.

서울 에너지드림센터 1층 홍보관에서

 

  매년 해수면이 0.44cm로 높아지고 있다. 많은 나라가 해수면 상승에 직면하고 지구의 마지막 빙하에 작별 인사를 고한다, 전 세계 10억 명의 인구가 사는 해안 도시는 물에 잠길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30년 우리나라 해수면도 상승하여 세계 평균의 2배인 9.1cm 상승했다 한다. 빙하가 많은 아이슬란드는 빙하가 빠른 속도로 사라지며 빙하의 크기가 급격히 줄어든다. 당연히 해수면이 올라간다. 이 또한 기후 위기다.

 

캐나다 산불은 두 달 이상 지속되어 꺼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파키스탄의 대홍수는 전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겼다. 평생 번 돈으로 행복하게 살았던 집이 한순간에 날아갔다. 아름다웠던 계곡은 온데간데없고 관광지는 폐허가 되었다. 예상했던 평균 강수량의 7배의 비가 내린 기후 위기다.

 

  미국은 초대형 허리케인이 점점 강해지고 우리나라 남해안인 전라남도는 라니냐가 3년간 지속되어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다. 적도 지역 동태평양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평소보다 높아지고 홍수 등 기상 이변이 일어나고 서태평양 지역에는 가뭄이 이는 엘리뇨 현상이 두드러진다. 우리가 바라보았던 바다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바다의 변화를 멈추지 못한다면 우리에게는 재앙이 될 수 있다.

 

  그동안 지구에 축적된 열에너지의 90% 이상을 흡수하며 묵묵히 기후 위기의 완충역할을 해온 바다가 마침내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뜨겁게 달아오른 바다는 미래의 재앙을 경고라도 하듯 지구 곳곳에 재난을 일으키고 있다. 지금 바다의 경고에 대답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생존할 수 없는 거주 불능 지구를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가 바다를 지켜야 바다도 우리를 지켜줄 수 있고 우리가 지구를 지켜야 지구도 우리를 지켜줄 수 있다.

서울 에너지드림센터 1층 홍보관에서

 

  최근 발표된 IPCC(정부 간 기후변화 협의체) 6차 보고서에서는 앞으로 10년 동안 우리의 선택과 행동이 그 후 수 천 년 동안 영향을 미칠 것이라 한다. 현재 지구 한 편에서는 최악의 폭염, 홍수, 산불, 한파, 해빙, 폭설 등 기상 이변이 속출한다. 보고서는 인구, 에너지 소비, 경제 활동 등 인간이 지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요인을 바탕으로 미래 지구의 기온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예측하는 시나리오를 작성했다.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망쳐버리는 세대가 될 것이다.

서울 에너지드림센터 홍보관에서

 

  낙관적인 시나리오는 인류가 적극적인 탄소 감축 노력을 기울인다면 2050년이면 탄소 배출이 제로가 되는 탄소중립을 이룰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 하더라도 평균기온이 1도 이상 오른다고 한다. 심각한 기후 위기라 할 수 있다.

반면 혁신적인 탄소 배출 감축이 없거나 현재와 같이 화석연료를 계속 사용하면 21세기 말에는 지구 온도가 4도까지 오르고 전 세계 해수면이 최대 1~7m 넘게 상승할 수 있다는 계산 결과도 나왔다. 빙하가 유실되는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탄소 감축을 빠르게 해도 2050년이 오기 전 북극 빙하가 거의 녹아 없어지는 일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게 되면 폭염, 한파, 홍수, 폭설 같은 이상 기후는 더욱더 빈번해지고 인류가 생존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한다.

 

  광주에 있는 에너지 전환 마을을 보면서 기후 위기에 대비하여 내가 실천하고 우리 마을에서 적용해야 할 것이 무엇이 있을지를 생각해 본다. 비록 작은 시작이지만 주민 하나하나가 에너지 전환을 실천할 때 하나의 마을이, 나가서 도시 전체가, 또 우리나라뿐 아닌 전 세계가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하나의 씨앗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인간의 욕망은 지구를 병들게 했고 한계에 다다른 지구는 결국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평화로운 인류의 생존은 언제까지 가능할까? 다음 세대에 아름다운 지구를 물려줄 수는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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