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세상/바람 따라서

충남 보령 천북굴단지

킹스텔라 2026. 3. 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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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눈을 뜨니 창밖의 공기가 어딘가 달라 보였다.

하늘은 흐리고 기온도 제법 내려가 있었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겨울이 잠시 머물다 가는 듯한 아침이었다.

  오늘은 모처럼 친구들과 굴 요리를 먹으러 가는 날이다. 지난달에 미리 약속을 잡아 두었는데, 이달이 지나면 굴도 제철을 지나간다기에 마음이 더 분주해졌다.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이른 시간 보령으로 향했다.

승합차를 렌트해서 충남 보령의 천북굴단지로 출발

 

  봄길을 따라 달리는 차창 밖 풍경은 아직 완연한 봄은 아니었지만, 어딘가 부드러운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바람을 벗 삼아 두 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곳은 충청남도 보령의 '천북굴단지'.

바닷가를 따라 수십 곳의 굴 전문 식당들이 모여 있는 이곳은 해마다 굴 축제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천북굴단지' 가까이에 도착하자 이곳을 알리는 입간판이 크게 서있다.

 

  차에서 내리자, 바닷바람이 먼저 우리를 맞았다.

짭조름한 바다 냄새가 코끝에 닿자, 여행을 왔다는 실감이 났다.

우리는 예전에 들렀던 ‘훈이네 굴수산’ 식당으로 곧장 향했다. 여사장님과 며느님이 우리 일행을 반기며 친절하게 맞이했다.

테이블 위에는 우리가 주문한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굴로 만든 음식들이 차례로 놓였다.

굴단지 앞 해변이 썰물 때인지라 갯벌이 드러나 보인다.
천북굴단지 전경(예전 방문했을 때 찍은 사진)
우리가 식사를 했던 '훈이네굴수산'

 

  노릇하게 구워진 굴구이,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굴찜, 고소한 굴전, 그리고 시원한 국물의 굴라면까지.

바다의 향이 가득한 음식들을 이야기와 웃음 속에 천천히 맛보다 보니 어느새 배가 든든하게 차올랐다.

여행의 즐거움은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것만이 아니라, 그곳의 맛을 함께 느끼는 데에도 있다는 것을 새삼 실감했다.

굴구이 상차림
굴구이
굴찜
굴전
굴라면
훈이네굴수산 메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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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사를 마친 뒤에는 바로 옆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천북굴따라길’을 걸었다.

길 입구에는 ‘음악으로 걸어가는 서해랑길 62코스’라는 전광판이 조용히 서 있었다.

바닷바람은 생각보다 세게 불었지만, 탁 트인 서해를 바라보며 걷는 발걸음은 한결 가벼웠다. 파도 소리와 바람 소리가 뒤섞여 마치 바다가 들려주는 음악처럼 들렸다.

천북굴따라길 서해랑길62코스 입구
해안가를 따라 천북굴따라길이 이어져 있다.
천북굴따라길에서 바라다 본 바다
식사 후 차 한 잔의 여유

 

  멀리까지 다녀온 길이라 하루가 짧게 느껴졌지만, 친구들과 함께 맛있는 굴 요리를 나누고 카페에 들러 따뜻한 차 한 잔으로 여유를 즐긴 시간은 마음 깊은 곳에 작은 쉼표처럼 남았다.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멀리 떠나는 여행이 아니어도 좋다. 이렇게 바람을 따라, 계절을 따라 떠나는 하루의 나들이만으로도 삶은 다시 조금 환해진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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