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세상/세상읽기

공정사회, 일자리부터!

킹스텔라 2011. 1. 24.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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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방문·격려 기업까지 정부의 무관심에 "해외로"

1년새 종업원 50배 지역경제 공헌 불구
지원요청에 각 부처 외면·책임전가 일관
결국 해외 러브콜 받고 中·泰에 사업장 증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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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추진중이지만 정작 정부는 일자리 창출의 '신화' 기업을 해외로 내쫓고 있다. 종업원 수를 1년 만에 50배로 늘린 한 기업이 정부 무관심에 추가 사업장을 국내가 아닌 외국에 짓기로 한 것. 1년전 이 대통령이 직접 방문, 국가고용전략회의까지 연 곳이지만 이후 이 기업을 거들떠 본 부처는 한 곳도 없었다. 반면 다른 나라에선 부지ㆍ건물 무상제공, 시스템 구축 및 교육비 지원, 세금 감면 등의 각종 혜택들을 제시하며 유치 총력전을 편 결과다.

지난해 4월 충남 천안시 충남테크노파크의 입체 영상 전문 업체 스테레오픽쳐스를 이 대통령이 찾았을 때만 해도 이 회사엔 기적이 진행중이었다. 기존 영화를 3차원(3D) 영상으로 전환하는 데 독보적 기술을 갖고 있는 이 업체는 당시 3D 영화가 큰 인기를 끌면서 미국 대형 영화사의 일감을 싹쓸이로 수주했다. 이에 따라 2009년 상반기 12명에 불과했던 직원 수는 2010년 상반기엔 600명까지 증가했다. 더군다나 이미 받아놓은 일감만 처리하려 해도 2010년말엔 3,000명, 2012년 7,000명으로 직원 수를 늘려야 할 판이었다.

그러나 현재 스테레오픽쳐스의 직원 수는 불과 500명. 오히려 1년전보다도 줄었다. 그 동안 소프트웨어 기술이 발전하며 생산성이 높아진 측면도 있지만, 직원 수를 갑작스레 늘리면서 교육비 부담이 커진 것에 발목이 잡혔다. 신입사원을 현장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9개월 정도의 교육 과정이 필요한데, 이제 막 걸음마를 뗀 기업이 수백명을 장기간 교육시킨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일부 선수금을 받은 것이 있었지만 턱 없이 부족했다. 혹시나 하고 정부에 도움을 구했으나 헛수고였다. 영화 콘텐츠는 문화체육관광부, 인프라 및 수출 지원은 지식경제부, 교육 지원비는 고용노동부의 소관으로 나뉘어져 있어 저마다 책임을 미루기 일쑤였고, 절차와 조건도 맞추기가 힘들었다.

이 때 손길을 뻗친 건 다른 나라들이었다. 중국의 한 지방 정부는 인력 육성 비용을 모두 지원하겠다는 파격적 제안을 해 왔고, 말레이시아는 인건비를 보조하는 것은 물론 정부의 건물을 사실상 헐값에 임대해 주겠다는 러브콜을 보내 왔다. 일본의 한 대기업은 정부의 지원은 자신들이 책임지겠다고 제휴를 해왔다. 또 필리핀과 인도 등에서도 비슷한 조건을 내 세우며 자국에 공장을 짓거나 외주라도 줄 것을 요청했다. 결국 스테레오픽쳐스는 최근 태국에 200명 규모의 사업장을 지은 데 이어 중국 허베이성에도 500명의 사업장을 새로 건설키로 결정했다. 국내 일자리는 그 만큼 사라지게 됐다.

성영석 스테레오픽쳐스 사장은"국내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싶었지만 수천번의 고민 끝에, 결국 이런 결정을 내렸다"며"다른 나라 정부들이 하는 것에 비한다면 우리 정부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하나 둘 해외로 떠나면 국내 일자리 창출은 점점 요원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  한국일보-경제-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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