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세상/어머니의 시

대소쿠리

킹스텔라 2014. 8. 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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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소쿠리

 

                                                                              

 

여름날

사립문 열고 들어서면

둥그런 마당

 

뜰 안을 올라 부엌문 열고 들어서면

시원한 냉방 부엌

 

다시 삐거덕 쪽문 열고 나가면

반들반들 다져진 뒤뜨락 흙마루

 

그곳에 우린 엄마 아빠가 짜 놓은

왕골 돗자리 펴고

부엌으로 돌아 나오는 시원한 바람

 

우리는 그곳에서 마냥 지절기며 행복했지요

벽오동나무에 쌀매미 신나게 울어댑니다.

 

우리는 둘러앉아 대소쿠리에 담긴

피감자며 까투리 복숭아 신나게 먹었지요.

 

피감자 하나 바닥에 내놓고 주먹으로 치니

"앗 뜨거!" 반짝반짝 빛나는 팍신한 감자 속

사월의 목련꽃 꽃망울처럼 탁 터집니다.

 

먹어도 먹어도 비이지 않는

엄마의 사랑 담긴 대소쿠리

 

 

                                                                                                                이월순 시인의 동시집 '바보 같은 암소'에서

 이월순 (시인,수필가)

- 1997년 '풀부채 향기' (시집)

- 2000년 '내 손톱에 봉숭아 물' (시집, 삶과 꿈)

- 2006년 '바보 같은 암소' (동시집, 아동문예)

- 2009년 시가 있는 수필집 '질그릇' (수필, 수필과 비평사)

- 2013년 '할머니의 귀여운 젖통' (시집, 수필과 비평사)

- 2016년 '왜 나는 그를 사랑하나' (신앙시집)

- 2020년 '여든네 번째 봄'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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