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세상/나의 글쓰기

헬조선

킹스텔라 2016. 9. 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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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경기도의 한 고시원에서 이곳을 관리하던 40대 고시원 총무가 4층에서 투신하여 목숨을 끊었다. 사연인즉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73세 노인에게 화장지와 비누 등 공용물품을 아껴 써 달라"고 말하다가 말다툼으로 번지자 흉기로 노인의 옆구리 등을 찔렀고 이에 대한 심적 부담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40대에 고시원 총무하고 있는 사정이나, 70대에 갈 곳이 없어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사람이나 더는 희망이 없는 헬조선의 현주소다. 겨우 화장지를 아껴 쓰라는 작은 이유로 젊은이와 노인이 다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곳,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이다.

 

   헬조선이란 연애, 결혼, 출산이라는 전통적인 가족구성에 필요한 세 가지를 포기한 삼포세대·N포세대 등으로 대변되는 청년층이 대한민국을 자조하며 일컫는 말이다. 지옥(Hell)과 조선(朝鮮)을 합성한 신조어로 말 그대로 지옥 같은 대한민국이란 뜻이다. 현실에 대한 청년층의 불안과 절망, 분노가 그대로 드러난 단어다.

   오래전 필자가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하던 시절에는 웬만큼 노력하면 원하는 직장이나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었다. 심지어 취업을 준비하는 젊은층의 40%가 공무원 준비하는 공시족이 넘쳐날 정도로 인기 있는 공무원조차도 그렇게 선호하지도 않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변변한 일자리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다 보니 그나마 기댈 곳은 공무원밖에 없다고 생각이 되었으리라.

   지금은 고학력자가 넘쳐나고, 기성세대의 정년퇴직 나이는 점차 늘어나고, 젊은이들이 꿈을 펼칠 자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사회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이 일하는 곳, 심지어는 입법을 하는 국회에서조차 열정페이를 강요하고, 무급인턴이니 비정규직이 넘쳐나는 사회에서 이들의 설 자리는 사라지고 있다. 결혼은 고사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이란 저 멀리에서 나와는 상관없이 점점 멀어져만 간다. 이러한 현실이 지옥처럼 여겨지고 희망을 접고 자포자기하는 삶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작금의 상황이 나아지기는커녕 점점 심화되니 바로 헬조선이 고착화된다 할 수밖에 없다.

    예전에는 개인이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이 있고 실제로 개천에서 용이 나는 것이 가능했다. 지금의 현실은 그렇게 하기가 바늘구멍 통과하듯 힘이 드니 답답할 뿐이다. 소위 금수저로 표현되는 타고난 신분사회가 세습되고 흙수저는 노력해도 별 소용없다는 인식이 젊은이들을 더 좌절하게 한다. 그러다 보니 한국을 탈출해 외국으로 떠나는 탈조선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한민국의 희망은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인가.

 

   청년들의 절망적인 현실인 헬조선이 계속된다면 구조적인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할 수밖에 없다. 당리당략에 얽매인 정치인들이 자기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선거 때만 되면 표하나 더 얻으려 표장사나 하는 공약이나 내세우는 그런 꼴사나운 모습을 더는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법부는 또한 어떠한가. 사회기강을 바로 세워야 할 검찰이 개혁 대상이 되어 국민에게 지탄받는 이상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행정부도 마찬가지다. 국민의 목소리를 올바로 듣고 올바른 사람을 세우고 올바른 정책을 세워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은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이들을 위해 문제 해결을 논의해야 할 시급한 시점이 아닌가 한다. 헬조선이 아닌 파라다이스 조선은 언제쯤 올 것인가.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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