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세상/이런 생각

주전부리 호떡

킹스텔라 2021. 1. 18.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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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안에 착 감기는 달콤하고 쫀득한 맛이 일품이다.

씹을수록 그 맛이 더 좋다. 맛만 일품이 아니다. 손에 전해지는 따듯한 느낌과 코로 전해지는 고소한 냄새는 덤이다. 겨울철 대표적인 간식으로 이만한 주전부리가 없는 듯하다.

배가 출출할 때 한입 물어뜯으면 마냥 행복하다. 얼었던 몸도 시나브로 녹는 느낌이다.

 

  

  호떡은 뜨끈뜨끈하여 호호 불면서 먹기에 호떡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호떡의 유래는 청나라 말기인 1900년대에 쿨리라 불리는 중국인 노동 이민자들이 인천에 많이 들어왔다고 한다. 이때 한국에 정착해 있던 화교들이 팔기 좋은 저렴한 음식을 개발했고, 이때 오랑캐를 뜻하는 호()’를 붙여서 호떡이라 했다고 한다.

중국인들이 타국에서 힘든 삶을 헤쳐나가는 지혜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중국인 노동자들이 많은 곳에는 어디에나 호떡집이 생겨났고, 그들이 있는 곳은 언제나 시끄럽고, 왁자지껄하여호떡집에 불난 것 같다.”라는 속어도 생겨났다.

 

  

  내가 가끔 이용하는 호떡집은 허름한 주택가 골목 안쪽에 있다. 그래서 더 정이 가는지 모른다.

차디찬 바람을 막기 위해 입구에는 비닐로 덧댄 임시로 만든 문이 있고, 그곳을 들어서면 유리 칸막이 안쪽에 할머니 한 분이 호떡을 만들고 계신다. 추운 겨울 영하의 날씨를 자그마한 몸으로 버티며 매일 호떡을 만들어 팔고 있다.

 

  나는 할머니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하여 이곳을 자주 들른다. 호떡을 만드는 손놀림이 짐짓 느려 보이지만 반죽을 떼어내고 달궈진 철판에 올려놓는 솜씨가 정교하고 정확하다. 그냥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할머니의 정성을 듬뿍 담아낸다.

 

  하얀 밀가루를 찰지게 반죽하여 어린아이 주먹 크기만큼 둥글게 떼어내고 그 안에 흑설탕과 땅콩 등 견과류를 넣어 만든다. 아마 점성도 높이고 맛을 좋게 하려고 그렇게 만들지 싶다. 그런 다음 뜨겁게 달아오른 철판 위에 올려서 꾹꾹 누르면서 노릇노릇할 때까지 둥글넓적하게 구워낸다. 하얀 밀가루 반죽과 흑설탕이 조화를 이뤄 달구어진 철판 위에서 달콤하고 고소한 맛있는 음식으로 태어난다.

  오늘도 눈이 내린다. 뜨거워서 호호 불며 먹는 겨울 주전부리 호떡이 간절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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