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세상/이런일 저런일

냥이의 하루

킹스텔라 2013. 12. 1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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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이의 하루


  내가 고양이를 키운지가 이제 일 년 하고도 6개월이 지나간다.

작년 초여름에 3개월 된 냥이를 데려다가 키웠으니...

30여 년 전에도 고양이를 키워본적이 있으나 그 이후 처음이다.

 

 

 


  이녀석은 암놈인데 이름은 공룡이다. 딸아이가 그렇게 이름을 지은 것이다.

공룡이는 장난도 잘 칠 뿐 아니라 나를 어쩌면 그렇게 졸졸 따라다니는지 모른다. 퇴근 후 들어올 때 현관문 번호키를 따는 소리가 들리면 현관문 앞에서 기다리고 서 있다가 내가 들어와 옷을 갈아입고 있으면 방까지 쫒아 들어와 다리사이에 자기 몸을 비벼댄다. 

그리고 잠잘 때는 침대 끝에 올라와 거기에서 잠을 자는데 이 녀석은 항상 자러 들어올 때면 자기가 즐겨 가지고노는 장난감(아주아주 작은 강아지 인형을 발로차고 논다)을 꼭 물고 들어와 침대위에 올려놓고 같이 잠이 든다.

 


  

 

  아침에 내가 일찍 일어나면 이 녀석도 일찍 일어나고, 혹시나 늦잠이 들면 이 녀석도 내가 일어나기 전에는 일어나지를 않고 내가 일어날 때를 기다리다 같이 일어나 주방이건 화장실이건 졸졸 따라다닌다. 

주방에서 아침식사를 준비하면 싱크대 위 창가에 올라 앉아 음식 만드는 것을 뚫어지라 쳐다보고, 아침을 먹을 때면 식탁 옆에서 쪼그리고 앉아 식사를 하는 모습을 또한 뚫어지라 쳐다본다. 

  참 신기한 놈이다.

 


 

  

  공룡이를 집에 들인지 6개월 정도 지났을 무렵 냥이를 잊어버려 애타게 찾아 나선 적이 있다. 

아침에 출근하며 잠깐 한눈을 판 사이에 현관문을 나와 밖으로 나갔던 것이다. 저녁에 들어오니 냥이가 보이지를 않아 아파트 계단을 아래서부터 위까지 열심히 찾아 나섰는데 보이지를 않는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아파트 계단에 누가 갖다놓았는지 작은 그릇에 우유도 보이고 참치캔도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그것이 놓여있는 집의 초인종을 누르니 아침에 어린 고양이가 하도 울기에 불러도 오지를 않고 도망가, 혹시나 하여 먹을 것을 놓아두었다고 한다.

 


  

 

  경비실에 내려가니 경비아저씨께서도 고양이가 하도 울기에 잡으려니 도망을 갔다고 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파트단지를 여기저기 찾아보았지만 냥이가 보이지를 않는다.

마지막으로 모두들 퇴근한 캄캄한 관리사무소 건물을 들어서서 “공룡아! 공룡아!” 하고 냥이를 부르니 어디선가 “야~옹”하는 희미한 소리가 들린다. 2층 계단을 뛰어올라가니 캄캄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2층 계단에서 어린 냥이가 웅크리고 떨고 있었다. 

집을 나온지 꼭 하루동안 낮선 곳에서 울고 있었던 것이다. 

  불쌍한 놈…….




 

 

  지금 냥이는 무척 크게 자라서 매일매일 우리 집의 귀염둥이로 재롱을 부린다.

매주 목욕을 시키고 모래를 갈아주고 먹이를 주는 일이 좀 귀찮을 때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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