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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욤
이월순
대접봉 산줄기 따라
고랑진 산골 세 개
그 중에 하나 명막골
거기에는 늑대도 나오고
호랑이도 나온다는데
하필이면 그곳에
고욤나무 세 그루
명자야! 우리 그곳에 가자
해 지기 전에 오면 돼.
질펀한 밭두둑에
된서리에 절삭은 고욤
조롱조롱 주북주북
떨어진 고욤만 먹어도
"아이고 맛있어"
실컷 주워먹고 오려는데
입안에 침이 가득 가시가 돋친다
"아이고 죽깠네"
뱉어도 뱉어도 자꾸만 고이는 침
우리 엄마 이것 보고 깜짝 놀라
짚 오라기 하나 다듬어서
목걸이 해 주셨지어.
- 이월순 동시집 <바보 같은 암소> 36P -
이월순 (시인, 수필가, 1937. 11. - 2021.7.)
- 1997년 '풀부채 향기' (시집)
- 2000년 '내 손톱에 봉숭아 물' (시집, 삶과 꿈)
- 2006년 '바보 같은 암소' (동시집, 아동문예)
- 2009년 '시가 있는 수필집 질그릇' (수필, 수필과 비평사)
- 2013년 '할머니의 귀여운 젖통' (시집, 수필과 비평사)
- 2016년 '왜 나는 그를 사랑하나' (신앙시집, 대한출판)
- 2020년 '여든네 번째 봄' (시집, 인간과 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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