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세상/어머니의 시

밤나무

킹스텔라 2022. 10. 14.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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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나무

 

오늘도 풍석자리 옆에 끼고

숙제도 접어 둔 채

밤 지키러 나는 대접봉 밭에 간다.

 

길가에 자리 펴고 누워

하늘을 보노라면

맑고 푸른 드높은 하늘엔

힌 구름 번져 가고

 

벌어진 밤알이

내 눈 위로

다이빙하려는 순간!

 

벌떡 일어나 밤나무에 올라

엉덩이에 나뭇가지 고인 채

맑은 노래 불러 본다.

 

이제는 해가 지겠지.

 

 

이월순 동시집 「바보 같은 암소」 중에서

 

 

 

이월순 (시인, 수필가, 1937. 11. - 2021.7.)

 

- 1997년 '풀부채 향기' (시집)

- 2000년 '내 손톱에 봉숭아 물' (시집, 삶과 꿈)

- 2006년 '바보 같은 암소' (동시집, 아동문예)

- 2009년 '시가 있는 수필집 질그릇' (수필, 수필과 비평사)

- 2013년 '할머니의 귀여운 젖통' (시집, 수필과 비평사)

- 2016년 '왜 나는 그를 사랑하나' (신앙시집, 대한출판)

- 2020년 '여든네 번째 봄' (시집, 인간과 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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