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세상/바람 따라서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

킹스텔라 2023. 10. 29.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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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투란도트

 

  토요일인 1028일 저녁,

세종문화회관 추최로 서울시오페라단이 주관한 <투란도트> 오페라를 관람했다.

일찌감치 3개월 전인 지난 7월에 R석을 할인 예매했다.

120,000원을 72,000원으로 저렴하게.....

공연장에 입장해 보니 좌석은 빈자리 하나 없이 만석이다.

 

  <투란도트(Turandot)>오페라의 거장 푸치니가  그가 죽기 전 작곡한 마지막 작품이다.

얼음처럼 차가운 공주 '투란도트'의 사랑을 얻기 위해 '칼라프' 왕자가 세 가지 수수께끼에 도전한다는 이야기다.

  <투란도트>는 <라 보엠>, <토스카>, <나비부인>과 함께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의 4대 오페라 중 하나이며 전 세계에서 많이 공연되는 작품 중 하나라 한다.

 

  푸치니는 이 작품의 마지막인 31장인 류의 죽음까지만 작곡하고, 투란도트와 칼라프의 이중창과 왕궁의 피날레 송이 이어지는 마지막 장면을 완성하지 못한 채 세상을 마감했다. 이후 그의 제자 프랑코 알파노가 작품을 마무리해 푸치니 사망 2년 후인 1926년에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서 초연했다고 한다.

 

  오늘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울시오페라단이 공연한 작품은 연극계의 거장 '손진책' 연출가가 관객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현대적이고 상징적인 연출로 재해석했다고 한다.

  마침 오늘 한국경제신문 송태영 문화 선임기자의 기사 내용이 공감이 가서 그대로 옮겨 적는다.

 

손 연출가는 마지막 장에서도 원작의 리브레토와 알피노의 음악을 그대로 사용하지만, 무대연출만으로 새로운 결말을 이끌어낸다. 칼라프와 밀고 당기는 이중창을 부른 투란도트는 원작과 같이 아버지인 황제가 있는 궁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류처럼 권총으로 자살한다. 직접적으로 무대에서 자살하는 모습이 보이진 않는다. 총소리와 핏빛 어린 조명만으로 추측하게 한다.

  이어 투란도트는 원작처럼 황제 앞에서가 아니라, 먼저 세상을 떠난 류와 다정하게 손잡고 칼라프의 이름이 사랑이라고 밝힌다. 피날레에서는 압제에서 벗어난 듯 검은 옷을 벗고 흰옷을 입은 군중들이 칼라프와 투란도트의 결합과 앞날을 축하하는 게 아니라 그들 자신의 밝은 미래를 기원하는 듯한 노래를 부른다.

 

  류의 희생과 죽음이 칼라프와 투란도트의 결합으로 이어지는 원작과는 달리 공주의 자살과 민중의 해방을 불러온 셈인데 공감하기 힘들다. 원작의 결말이 이해가 안 돼 다른 결말을 상상해 봤다는 연출가의 사전 설명을 들었어도 마찬가지다. 동시대적 감성으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결말이다.

  오늘 오페라 <투란도트>를 보면서 마지막 3막은 원작과 다소 동떨어진 내용이라 하지만 '군포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음악과 배역을 맡은 최고의 성악가 공연은 2시간의 공연 시간이 전혀 길지 않게 느껴졌다.

특히 공연 중 느낀 것 중 또 하나는 작품 전개에 있어 '투란도트'보다는 전개 내용이나 배역을 잘 소화하는 '류'의 열연이 류가 주인공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일으키게 했다.

 

  유럽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투란도트 역의 소프라노 이윤정과  뉴욕과 런던에서 칼라프 역만 100회 이상 공연했다는 칼라프역의 테너 이용훈,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류 역의 소프라노 서선영의 열연도 인상적이었다.

 

"밤이 지나 별들이 지고 새벽이 찾아오면 나는 승리하리! 승리하리라!

대표적인 아리아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sun dorma)'는 칼라프가 투란도트와의 대결에서 승리를 확신하며 부르는 곡이데 이 부분에서 칼라프역의 테너 이용훈의 앵콜이 있었다.

 

  오늘 오페라 투란도트를 보면서 색다른 행복을 느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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