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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세상/나의 글쓰기 92

<마흔네 개의 돌> 수필집 출간했습니다.

이번 수필집을 엮는데 꼬박 7년의 시간이 걸렸네요. 수필은 우리의 삶을 의미화하는 문학이고 삶의 철학이 담긴 글이라고 합니다.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이를 의미화하여 글로 남기고 싶어 마흔네 편의 글을 엮어보았습니다. 가족과의 생활, 사회생활이 경험, 여행하면서 느꼈던 감정, 시대상을 반영하는 사회적 이슈 등을 느낀대로 자유롭게 서술했습니다. 아직 미완의 여정이고 미완의 글이지만 두려운 마음으로 이 책을 내놓습니다. 책을 엮고 보니 마흔네 개의 돌로 놓은 징검다리 위에 서있는 느낌입니다. 60년의 강물이 여울지며 흐릅니다. HOME 문화 문학·출판 이대성 수필가 '마흔네 개의 돌' 출간 이지효 기자 승인 2020.10.27 15:43 황혼 인생 앞에 놓고 온 돌조각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청주시 미원에서 ..

코로나19를 겪으며

종합병원 밖은 긴장감이 감돈다. 평소 같으면 많은 사람으로 북적이던 병원이 지나는 사람도 많지 않다. 후문과 옆문은 폐쇄되어있고 오직 정문만이 출입이 허용되고 있다. 이제 막 품으로 기어드는 봄바람은 꽃샘바람보다 더 쌀쌀하게 느껴졌다. 정기 진료를 받으러 병원문을 들어서자 출입문 앞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직원들이 체온계를 들고 들어오는 사람들의 체온을 일일이 체크하고 있다. 병원 안은 의료진을 포함하여 진료받으러 온 내방객도 하나같이 모두 하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혹시 열이라도 나는 것이 감지되면 밖에 설치된 하얀 텐트의 선별진료소로 가서 검진받아야 한다. 온 나라가 ‘코로나19’라는 전염병으로 공황 상태에 빠져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뉴스를 틀면 새로운 전염병 확진자가 수백 명씩 증가하고 사망자도 계..

냄새 그리고 향기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상쾌한 아침이다. 출근하기 위해 승강기 버튼을 누르자 잠시 후 문이 열렸다. 승강기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역겨운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가끔 이 냄새가 났었는데 오늘은 더욱 진한 냄새가 정신을 혼미하게 했다. 누군가 향수를 뿌렸는데 바로 앞서서 승강기를 탔던 모양이다. 그 향이 얼마나 진한지 나에게는 고약한 냄새로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분명 향수를 뿌린 누군가는 좋은 향기가 나기를 기대하면서 뿌렸을 텐데 그 냄새로 인해 온종일 기분이 상쾌하지 않았다. 냄새는 좋은 냄새도 있고 나쁜 냄새도 있다. 좋은 냄새는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고 자꾸 맡아도 싫증이 나지 않아 더 맡고 싶어진다. 갓난아기의 살 냄새가 그렇고 봄에 피는 아카시아꽃 냄새가 그렇다. 초여름에 나지막한 산길을 걷노라면..

입대하던 날

얼마 전 막내아들의 입대를 위해 멀리 부산에 있는 신병훈련소를 다녀왔다. 신병교육대 광장에는 많은 사람이 붐비고 있다. 군대에 입대하는 장병들 속에서 그들을 환송하는 가족과 친지들이 사랑하는 가족을 군대로 떠나보내는 아쉬움과 애틋한 정을 나누고 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 풍경은 변한 게 별로 없는 것 같다. 필자도 30여 년이 훌쩍 지난 세월 저편에 군대생활의 추억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대한민국 남자는 기회가 될 때면 군대의 추억과 얘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때의 기억을 되뇌곤 한다. 학교를 휴학하고 입영 통지 영장을 기다리는데 7개월이 지나도 입영통지서가 날아오지를 않았다. 기다림이 오래되다 보니 하루하루 더욱 간절한 소원이 빨리 군대에 가는 것이었다. 나도 남들처럼 국방색 전투복을 입고 멋진..

헬조선

얼마 전 경기도의 한 고시원에서 이곳을 관리하던 40대 고시원 총무가 4층에서 투신하여 목숨을 끊었다. 사연인즉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73세 노인에게 “화장지와 비누 등 공용물품을 아껴 써 달라"고 말하다가 말다툼으로 번지자 흉기로 노인의 옆구리 등을 찔렀고 이에 대한 심적 부담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40대에 고시원 총무하고 있는 사정이나, 70대에 갈 곳이 없어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사람이나 더는 희망이 없는 헬조선의 현주소다. 겨우 화장지를 아껴 쓰라는 작은 이유로 젊은이와 노인이 다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곳,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이다. 헬조선이란 연애, 결혼, 출산이라는 전통적인 가족구성에 필요한 세 가지를 포기한 삼포세대·N포세대 등으로 대변되는 청년층이 대한민국을 자조하며 일컫는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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