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세상/바람 따라서

서천 성경전래지 기념관

킹스텔라 2023. 5. 16.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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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아침이다.
아침 7시 30분 경 집을 나섰다.
2시간 30여 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충남 서천군 서면 마량리 134-1번지(서인로 89-16)에 자리한 <성경전래지 기념관>이다. 207년 전인 1816년에 우리나라에 최초로 성경이 전해진 마량포구이다.


서천 하면 나에게는 아픈 추억이 있다.
꼭 일 년 전이다.
서천의 희리산 국립자연휴양림에서 1박을 한 후 아침 일찍 희리산 등반을 하다 오른쪽 발목 복숭아뼈가 심하게 망가지는 부상을 당했다. 119구급대에 의해 구조되어 그동안 두 번의 수술과 재활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지만, 아직 완전치 않다.

그래도 여행은 즐겁다.

 

성경전래지 기념관 전경
서천 관광 안내도
성경전래지 기념관

   우리나라 최초의 성경 전래지이자 서해안 유일의 해돋이와 해넘이를 볼 수 있는 마량포구는 주변에 마량리 동백나무 숲과 해양박물관 등이 위치하며, 매년 해돋이 축제에 많은 인파가 몰려드는 서해안의 정동진이다. 또한 마량포구의 해넘이는 서해 어느 곳에서 본 해넘이보다 아름다우며 화려하다.

 

  마량포구는 매년 해돋이 해넘이 축제, 쭈꾸미 축제,  자연산 광어 축제 등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이 축제 기간에도 많은 인파가 이곳을 찾아들고 있다.

마침 방문한 13일이 자연산 광어 도미 축제가 시작되는 날이다. 아직 관광객은 그리 많이 보이지 않는다.

 

마량포구 인근에서 바라 본 해넘이 풍경
5월 13일부터 열리는 광어, 도미 축제

 

  성경전래지 기념관의 관람료는 개인은 2,000원, 단체 20인 이상은 1,600원이다.

시간에 맞추어 관장 목사님의 해설을 영상을 보면서 들을 수도 있었다.

주말이라 그런지 전국 각지에서 온 많은 관람객들이 북적인다.

 

개관 시간 및 관람료 안내
관장 목사님의 해설을 듣는 관람객들
조선 최초의 선교사 노래 가사
기념관 입구
기념관 입구
기념관 초입 1층 전경

 

영국 함선의 마량진(馬梁鎭) 도래와 성경 전수
 

  1816년 9월 4일(순조 16년) 영국의 함선 알세스트(Alceste)호 리라(Lyra)호 두 척의 함선은 본국 훈령에 따라 조선의 서해안 일대를 탐험하면서 해도를 작성하는 중 마량진 갈곶 밑에 표류하였다. 그러자 얼마 후 이들의 배 주위로 조선의 많은 배들이 모여들었다.

  알세스트호의 머리 맥스웰(Murry Maxwell) 함장과 리라(Lyra)호의 바실홀(Basil Hall) 함장은 그 배 중에 푸른색의 큰 양산이 드리워져 있는 배가 가장 높은 신분의 배라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일행 몇 명과 함께 보트로 갈아탄 후 그 배를 향해 다가갔다. 가까이 가보니, 큰 양산 아래에 원로로 보이는 인물이 다리를 포개고 앉아있었다. 이는 마량진 첨사 조대복(趙大福)과 비인 현감 이승렬(李升烈)이었다. 이양선의 일행은 배에 올라 그에게 경의를 표하였다. 그러자 그는 매우 정중히 그들을 맞아주었으며, 이것이 조선인과 영국인의 첫 만남이었다. (알세스트호 항해기 중에서)

 

영국 함선 알세스트호 모형
영국 함선 알세스트영국 함선 알세스트호 모형호 모형
마량진 참사 조대복에게 성경을 전해준 알세스트호 머리 맥스웰 함장
3억원에 구입한 그때 당시 판형인 킹 제임스 성경 (미국 고성경박물관에서 2016년에 구입)
킹제임스 성경의 역사적 배경
역사적인 만남의 주요 인물들

 

  1816년 9월 4일(순조 16년) 영국의 함선 알세스트(Alceste)호 함선이 마량포구에 들어와 다음날인 5일에 머리 맥스웰(Murry Maxwell) 함장이 마량진 참사 조대복에게 전해준 킹제임스성경이 우리나라에 전해진 최초의 성경이다.

 

  이들이 문정(問情-조선 말기에 외국의 배가 처음으로 항구에 들어왔을 때나 외국인이 표류하여 왔을 때 관리를 보내어 그 사정을 알아보던 일)차 두 배에 승선, 검사하였다. 해도 작성을 끝낸 이들이 출항하려 할 때 첨사 조대복은 며칠 더 기다리면 조정의 답신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리라호가 이미 출발했기 때문에 알세스트의 함장 맥스웰은 더 기다릴 수가 없었다. 아쉬워하는 첨사 조대복에게 맥스웰은 책 한 권을 선물로 남기고 떠났는데, 그것이 <킹제임스성경>이었다. 조대복은 아무런 선물도 받지 않으려 했을 뿐만 아니라 이 영어 성경을 주려 했을 때 거절했다. 그러나 선실을 떠날 때 맥스웰이 다시 권했더니 사양하지 않고 감사한 표정으로 받았다고 한다. 첨사에게 성경을 준 장면에 관해 영국 기록에는 “그는 어떠한 선물도 받으려 하지 않았지마는 우리의 친절에 무척 기뻐하고 어느 정도 속이 풀렸다. 우리가 성경을 그에게 주었더니 감사한 모양으로 받아서 퍽 우정 깊은 작별을 고하였다. ” 고 했다.

 

성경의 글씨가 신기한 지 한 장씩 뜯어서 나눠주었다는 다산 시문집 내용

 

  마량진에 도착한 영국인 일행과 이를 맞이한 첨사 조대복은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 애를 먹었다. 참사 조대복과 비인 현감 이승렬은 영국인 일행이 있는 배로 가서,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무슨 목적으로 왔는지를 먼저 한문으로 써서 물었다. 그러자 그들이 글을 모른다고 하기에 다시 언문(한글)으로 써서 물었으나 또 모른다고 하였다.

  영국인들 또한 글로 적어 조대복 일행에게 주었지만, 알아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영국인들은 책 두 권을 꺼내어 한 권은 조대복에게, 한 권은 이승렬에게 주었지만, 이 또한 글을 알 수가 없을 뿐이었다. 결국 몸짓으로 소통을 할 수밖에 없었다.
- 순조실록 권 19 (순조 16년 7월 19일) 중 -

 

의사소통이 안 되어 몸짓으로 소통
기념관 4층에 있는 예배실
예배실 강대상의 십자가가 바닷가 맞은편 유리에 반사되어 포토존으로 이용됨.
성경전래지 기념관 4층에서 내려다 본 마량포구

 

  성경전래지기념관을 구경한 후 점심식사를 했다.
식당은 미리 예약한 <해돋이회센타>,
말 그대로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양도 많지만 질 또한 최고다. 가격에 비해 가성비가 최고다. 청주에서는 이 가격에 상상도 못할 식사다.
모두 맛있고 배부르게 먹었다고 품평이 대단하다.
역시 맛있고 배부르게 먹어야 하루 일정이 즐겁고 기쁨이 배가 된다.

 

해돋이횟집에서 맛있는 점심식사
두툼한 모둠회가 맛있다.
해덛이횟집에서 맛있는 점심식사
해덛이횟집에서 맛있는 점심식사
해덛이횟집에서 맛있는 점심식사

 

  식사를 마치고 바로 앞의 마량포구 바닷가에  2004년 12월에 서천군에서 조성한 <성경전래지공원> 기념공원을 찾았다.

207년 전 마량포구에 도착한 영국 함선 알세스트(Alceste)호와 리라(Lyra)호 두 척의 함선을 복원해 공원으로 꾸며놓았다.

널찍이 잘 꾸며놓았다는 생각이 든다.

 

성경전래지 기념공원 표지석
경전래지 기념공원의 알세스트호와 리라호
알세스트로 선장이 되어 본다.
구경하는 관광객들

 

   여기에 기록은 하지 않았지만 이곳에서 불과 수 백미터 거리에 있는 아펜젤러 순교기념관도 다녀왔다.

오늘 여행은 감동 벅찬 여행이 었다고 생각한다. 한국 기독교가 세계 선교 역사상 유례없는 성장과 발전을 하게 된 것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의 역할과 선교사의 피흘림이 있었기 때문이다.

  선교사가 이 땅에 발을 내딛기 수십 년 전에 하나님께서 역사함으로 성경이 이미 이 땅에 먼저 들어왔다는 것은 큰 은혜가 아닐 수 없다고 생각된다. 우리나라에 와서 선교한 영국인 토마스 선교사의 피 흘린 순교가 성경이 전래된 1816년 9월 5일 이후 꼭 50년이 되는 1866년 9월 5일이라니 우연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마량진 성경 전래 사건은 이 땅의 복음 전파에 밑거름이 되었을 것임이 틀림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 오늘 이동 경로 33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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