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꽃과 라일락 향기가 코끝을 행복하게 하던 4월의 마지막 토요일,
통영 <박경리기념관>을 다녀왔다.
한국 현대 문학의 어머니라 불리는 박경리 기념관은 통영 출신의 소설가 박경리 선생을 기념하는 기념관이다. 박경리 선생의 작품에 끊임없는 영감을 제공한 그의 고향인 경남 통영시 산양읍에 2010년 건립되었다.
3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박경리 기념관 건물 외벽에는 ‘박경리 선생 16주기 추모제’ 현수막과 5월에 열리는 ‘박경리 문학 축전’ 현수막이 건물 옥상부터 현관 입구 바닥까지 길게 펼쳐져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주차장에서 기념관 건물 밑을 통과해 뒤로 돌아가면 기념관 출입구가 나온다.
왼쪽 정원에는 박경리 선생의 동상과 그의 대표작인 '토지'의 서(序)와 '김약국의 딸들' 제1장 통영(統營)을 새겨 넣은 대리석 문장비가 세워져 있다.
박경리 선생은 대하소설 『토지』, 고향 통영을 배경으로 한 소설 『김약국의 딸들』을 통해 민중의 삶과 한을 새로이 부각함으로써 한국 문학사에 큰 획을 그었다.
전시실에는 그의 대표작 토지 친필원고와 여권, 편지 등의 유품이 있으며 벽면에는 그의 일대기를 파노라마처럼 볼 수 있는 그래픽도 설치되어 있다. 또한 소설 김약국의 딸들의 주요 무대인 안뒤산을 중심으로 한 마을 뚝지, 간창골, 충렬사, 강구안 등 당시(1890년대)의 통영의 옛 모습을 모형으로 재현해 놓았다.
또한 전시관 내에는 쪽 찐 머리와 수수한 한복 차림의 젊은 시절 모습과 진주여고를 졸업하고 결혼한 당시 모습들이 그려져 있어 박경리 선생이 살아온 시간을 들여다볼 수 있다.
기념관에서 숲속 데크길을 올라 5분 정도 걸어가면 한산만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산자락에 선생의 묘소인 <박경리 추모공원>이 있다.
고 정창훈 변호사가 운영하던 양지농원에 2007년 통영으로 마지막 휴가를 온 박경리 선생이 이곳에서 숙박한 후 이듬해 5월 작고했다. 이에 선생의 작품을 다 섭렵할 정도로 선생을 존경했던 정 변호사가 양지농원의 아끼던 양지바른 땅 일부를 통영시에 기증함으로 선생의 영원한 안식처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오늘 박경리기념관을 다녀오면서 천재적인 소설가 박경리가 탄생한 것은 굴곡진 인생의 여정 속에서 그 고통과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글을 썼고, 그것이 오히려 힘이 되고 천재적인 작가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 통영 시내를 여행중이라면 300년간 바다를 지킨 '삼도수군통제영'과 벽화로 유명한 '동피랑', 다양한 해산물로 유명한 '중앙전통시장' 방문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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