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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세상 393

그날 이태원에 정부는 없었다.

이태원의 좁디좁은 골목에서 150명이 넘는 소중한 생명이 허망한 죽음을 맞은 다음날 아침. 국민의 안전을 총책임지고 있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말은 귀를 의심케 했다.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었다. 경찰이나 소방인력을 미리 배치해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다.” 당장 머리 숙여 사죄를 해도 모자랄 판에 희생자들과 유족, 국민들의 고통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책임 회피였다. 정부는 5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해 정쟁을 멈추자고 하면서 이번 참사를 ‘사고’로, 희생자를 ‘사망자’로 표기하는 지침을 내놓았다. 참사에 대해 근본적인 성찰을 하기보다 자신들에게 미칠 후폭풍을 막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김준기 뉴스콘텐츠 부문장 정부는 참사를 막지 못한 제..

조선 선비의 벼슬길을 걸으며 가을을 만끽한 문경새재

문경새재, 영남에서 한양을 잇는 대표적인 고갯길, 선비들이 장원급제를 꿈꾸며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넘나들던 고갯길, 고개가 워낙 높아 새도 넘기 힘들다는 고개, 또는 억새가 우거진 고개, 하늘재와 이우리재 사이의 고갯길 등 여러가지 문경새재 유래설이 있다. 오늘 가을의 중턱에서 만산홍엽을 이룬 문경새재를 다녀왔다. 가을을 떠나보내는 아쉬움에 주말의 만추를 즐기는 사람이 많이 올 것 같아 이른 새벽에 출발하여 아침 8시에 도착했다. 새벽이슬이 마르기 전이라 그런지 생각했던 대로 한가했다. 입구에 들어서자 갑자기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진동이 느껴졌다. 이곳에서 십여 킬로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괴산에서 규모 4.1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문자가 날아온다. 여행지에서 경험한 신기한 지진 체험이다. 고갯길을 따라 오..

물안개 핀 괴산 문광저수지 은행나무길

일출 직전인 이른 아침이다. 괴산의 문광저수지에는 많은 사람이 사진 찍기에 바쁘다. 저수지에는 뿌연 물안개가 피어오르며 노오란 은행나무가 수면에 투영되면서 환상적인 가을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가을만 되면 이러한 몽환적인 풍경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전국의 수많은 사진작가가 몰려들어 이 장면을 찍기 위해 바쁘다. 충북 괴산군 문광면 양곡리 은행나무길 단풍이 절정에 달했다. 오늘 가을의 중턱에서 바람 따라 달려간 곳에서 환상적인 풍경을 만끽했다.

다시는 사지 말하야 할 삼성 노트북

노트북을 3대째 사용 중이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LG를 사용했는데 각각 10여 년은 사용한 것 같다. 지금 사용하는 삼성 노트북(NT-550XDA-K24AG)은 구입한 지 1년 1개월째다. 오늘은 삼성 노트북을 구입한 것을 후회한 날이다. 평상시에는 전원을 연결해 사용하다 가끔, 정말 아주 가끔은 자체 배터리를 이용하여 사용한다. 한 달 전 배터리를 이용하여 노트북을 사용하려고 보니 전혀 작동이 안 된다. 배터리 충전량이 0%로 표시가 되어있다. 설마 1년밖에 안 된 노트북 배터리가 고장일 리 없겠지 싶어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다. 엔지니어가 하는 말이 이해가 안 된다. TV 리모컨 건전지와 비교를 하면서 노트북 배터리도 소모품이라 1년 정도 사용하면 교체해야 한단다. 내가 왈, "건전지는 일회..

기다림

기다림 오늘은 엄마가 오시마고 약속한 날 책 보따리 마룻바닥에 던져 버리고 뒷동산에 달려가 장사 가신 우리 엄마 기다리는데, 해는 서산에 지고 땅거미가 깔릴 무렵 저기 저 짙푸른 산등성 너머 꼬불꼬불 산골길 걸어오시는 우리 엄마. 머리에는 보따리 치맛자락도 디룽디룽 걷어 올린 치마 보따리 머리에는 비단 장수 쌀 보따리 치마폭엔 늦가을 미루나무 밑둥치에 돋아난 소박한 버섯송이 얼마나 무겁고 힘드셨을까 얼마나 무겁고 힘드셨을까. 이월순 (시인, 수필가, 1937. 11. - 2021.7.) - 1997년 '풀부채 향기' (시집) - 2000년 '내 손톱에 봉숭아 물' (시집, 삶과 꿈) - 2006년 '바보 같은 암소' (동시집, 아동문예) - 2009년 '시가 있는 수필집 질그릇' (수필, 수필과 비평사)..

원주 국립백운산자연휴양림과 웰빙숲길(건강숲길)

원주 국립백운산자연휴양림과 웰빙숲길(건강숲길)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10월 중순이다. 강원도 원주의 국립 백운산자연휴양림에서 하룻밤을 머문 후 웰빙숲길(건강숲길)을 걸었다. 평일이고 산중이라 사람이 별로 없이 한가롭다. 계곡을 따라 들어가는 휴양림 초입은 가을 단풍이 서서히 물들기 시작하여 초록과 노랑, 빨강이 함께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드러내고 있다. 백운산자연휴양림은 원주에서 남쪽으로 10여 km 지점에 있는 국립 자연휴양림이다. 백운산(1,087m) 용수골을 따라 울창한 숲과 맑은 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멋진 풍경과 맑은 공기는 하루 휴식 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웰빙 숲길은 백운산 허리와 능선을 따라 11km의 숲길을 조성해 멋진 경치와 어우러져 운치 있는 숲길이 조성돼 있다. 이 길은 대한걷기..

밤나무

밤나무 오늘도 풍석자리 옆에 끼고 숙제도 접어 둔 채 밤 지키러 나는 대접봉 밭에 간다. 길가에 자리 펴고 누워 하늘을 보노라면 맑고 푸른 드높은 하늘엔 힌 구름 번져 가고 벌어진 밤알이 내 눈 위로 다이빙하려는 순간! 벌떡 일어나 밤나무에 올라 엉덩이에 나뭇가지 고인 채 맑은 노래 불러 본다. 이제는 해가 지겠지. 이월순 동시집 「바보 같은 암소」 중에서 이월순 (시인, 수필가, 1937. 11. - 2021.7.) - 1997년 '풀부채 향기' (시집) - 2000년 '내 손톱에 봉숭아 물' (시집, 삶과 꿈) - 2006년 '바보 같은 암소' (동시집, 아동문예) - 2009년 '시가 있는 수필집 질그릇' (수필, 수필과 비평사) - 2013년 '할머니의 귀여운 젖통' (시집, 수필과 비평사) - ..

그리움 한 자락

그리움 한 자락 애잔한 그리움 한 자락 모든 이에게 남기고 간 사람 그분이 그립다 말을 할 때면 그분의 부드러운 미소가 풀잎에 봄 햇살처럼 영롱하다 먼 훗날 내가 사라진 후에 이런 그리움 하나 남기고 싶다. 이월순 시집 「여든네 번째 봄」 중에서 이월순 (시인, 수필가, 1937. 11. - 2021.7.) - 1997년 '풀부채 향기' (시집) - 2000년 '내 손톱에 봉숭아 물' (시집, 삶과 꿈) - 2006년 '바보 같은 암소' (동시집, 아동문예) - 2009년 '시가 있는 수필집 질그릇' (수필, 수필과 비평사) - 2013년 '할머니의 귀여운 젖통' (시집, 수필과 비평사) - 2016년 '왜 나는 그를 사랑하나' (신앙시집) - 2020년 '여든네 번째 봄' (시집)

금산 월영산 출렁다리

개천절인 3일 충남 금산과 충북 영동의 경계에 위치한 금산의 월영산 출렁다리를 다녀왔다. 출렁다리는 2022. 4. 28. 개통되어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월영산 출렁다리는 월영산과 부엉산 사이에 흐르는 금강을 연결한 출렁다리로 금강 상류의 아름다운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폭 1.5미터, 길이 275미터의 무주탑 출렁다리라 공중에서 흔들림을 좀 더 느낄 수 있어 좋다. 다리를 건너 데크길을 오르내리면 원골 인공폭포와 금강 변 산책로를 만나 걸을 수 있어 더욱 좋다. 구라청의 비 소식이 하루 전부터 있었지만, 평소 무시하고 다녔던 터인데 오늘도 역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여행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 이제 구경 할까요? 4355번째 개천절을 맞아 떠난 여행 모처럼 좋은 날씨에 깨끗한 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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