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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세상 393

냄새 그리고 향기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상쾌한 아침이다. 출근하기 위해 승강기 버튼을 누르자 잠시 후 문이 열렸다. 승강기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역겨운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가끔 이 냄새가 났었는데 오늘은 더욱 진한 냄새가 정신을 혼미하게 했다. 누군가 향수를 뿌렸는데 바로 앞서서 승강기를 탔던 모양이다. 그 향이 얼마나 진한지 나에게는 고약한 냄새로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분명 향수를 뿌린 누군가는 좋은 향기가 나기를 기대하면서 뿌렸을 텐데 그 냄새로 인해 온종일 기분이 상쾌하지 않았다. 냄새는 좋은 냄새도 있고 나쁜 냄새도 있다. 좋은 냄새는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고 자꾸 맡아도 싫증이 나지 않아 더 맡고 싶어진다. 갓난아기의 살 냄새가 그렇고 봄에 피는 아카시아꽃 냄새가 그렇다. 초여름에 나지막한 산길을 걷노라면..

아까워라

이월순 아까워라 이웃집 늙은 감나무에 말간 홍시 하나 친구와 속삭이며 눈독을 들인 홍시 조용히 내려앉았으면 얼마나 좋으련만 심술궂은 까마귀가 톡 쪼는 순간 시골 토담 밑 돌팍에 매대기쳤다. 내려보면 볼수록 아까워라! 저 맛있는 홍시. 이월순 시인의 동시집 '바보 같은 암소'에서 이월순 (시인,수필가) - 1997년 '풀부채 향기' (시집) - 2000년 '내 손톱에 봉숭아 물' (시집, 삶과 꿈) - 2006년 '바보 같은 암소' (동시집, 아동문예) - 2009년 시가 있는 수필집 '질그릇' (수필, 수필과 비평사) - 2013년 '할머니의 귀여운 젖통' (시집, 수필과 비평사) - 2016년 '왜 나는 그를 사랑하나' (시집, 대한출판) - 2020년 '여든네 번째 봄' (시집)

입대하던 날

얼마 전 막내아들의 입대를 위해 멀리 부산에 있는 신병훈련소를 다녀왔다. 신병교육대 광장에는 많은 사람이 붐비고 있다. 군대에 입대하는 장병들 속에서 그들을 환송하는 가족과 친지들이 사랑하는 가족을 군대로 떠나보내는 아쉬움과 애틋한 정을 나누고 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 풍경은 변한 게 별로 없는 것 같다. 필자도 30여 년이 훌쩍 지난 세월 저편에 군대생활의 추억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대한민국 남자는 기회가 될 때면 군대의 추억과 얘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때의 기억을 되뇌곤 한다. 학교를 휴학하고 입영 통지 영장을 기다리는데 7개월이 지나도 입영통지서가 날아오지를 않았다. 기다림이 오래되다 보니 하루하루 더욱 간절한 소원이 빨리 군대에 가는 것이었다. 나도 남들처럼 국방색 전투복을 입고 멋진..

헬조선

얼마 전 경기도의 한 고시원에서 이곳을 관리하던 40대 고시원 총무가 4층에서 투신하여 목숨을 끊었다. 사연인즉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73세 노인에게 “화장지와 비누 등 공용물품을 아껴 써 달라"고 말하다가 말다툼으로 번지자 흉기로 노인의 옆구리 등을 찔렀고 이에 대한 심적 부담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40대에 고시원 총무하고 있는 사정이나, 70대에 갈 곳이 없어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사람이나 더는 희망이 없는 헬조선의 현주소다. 겨우 화장지를 아껴 쓰라는 작은 이유로 젊은이와 노인이 다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곳,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이다. 헬조선이란 연애, 결혼, 출산이라는 전통적인 가족구성에 필요한 세 가지를 포기한 삼포세대·N포세대 등으로 대변되는 청년층이 대한민국을 자조하며 일컫는 말이..

교육부 고위간부 “민중은 개·돼지···신분제 공고화해야”

교육부 고위간부 “민중은 개·돼지···신분제 공고화해야” 이 글은 경향신문 2016. 7. 8 에 올라온 글입니다. 입력 : 2016.07.08 20:25:00 수정 : 2016.07.08 23:37:03 ㆍ교육정책 총괄 나향욱 정책기획관, 기자와 식사하며 ‘망언’ ㆍ“출발선상 다른 게 현실…상하 간의 격차를 인정하자는 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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