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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 그리고 향기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상쾌한 아침이다. 출근하기 위해 승강기 버튼을 누르자 잠시 후 문이 열렸다. 승강기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역겨운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가끔 이 냄새가 났었는데 오늘은 더욱 진한 냄새가 정신을 혼미하게 했다. 누군가 향수를 뿌렸는데 바로 앞서서 승강기를 탔던 모양이다. 그 향이 얼마나 진한지 나에게는 고약한 냄새로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분명 향수를 뿌린 누군가는 좋은 향기가 나기를 기대하면서 뿌렸을 텐데 그 냄새로 인해 온종일 기분이 상쾌하지 않았다. 냄새는 좋은 냄새도 있고 나쁜 냄새도 있다. 좋은 냄새는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고 자꾸 맡아도 싫증이 나지 않아 더 맡고 싶어진다. 갓난아기의 살 냄새가 그렇고 봄에 피는 아카시아꽃 냄새가 그렇다. 초여름에 나지막한 산길을 걷노라면..

아까워라

이월순 아까워라 이웃집 늙은 감나무에 말간 홍시 하나 친구와 속삭이며 눈독을 들인 홍시 조용히 내려앉았으면 얼마나 좋으련만 심술궂은 까마귀가 톡 쪼는 순간 시골 토담 밑 돌팍에 매대기쳤다. 내려보면 볼수록 아까워라! 저 맛있는 홍시. 이월순 시인의 동시집 '바보 같은 암소'에서 이월순 (시인,수필가) - 1997년 '풀부채 향기' (시집) - 2000년 '내 손톱에 봉숭아 물' (시집, 삶과 꿈) - 2006년 '바보 같은 암소' (동시집, 아동문예) - 2009년 시가 있는 수필집 '질그릇' (수필, 수필과 비평사) - 2013년 '할머니의 귀여운 젖통' (시집, 수필과 비평사) - 2016년 '왜 나는 그를 사랑하나' (시집, 대한출판) - 2020년 '여든네 번째 봄'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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