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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소쿠리

대소쿠리 여름날 사립문 열고 들어서면 둥그런 마당 뜰 안을 올라 부엌문 열고 들어서면 시원한 냉방 부엌 다시 삐거덕 쪽문 열고 나가면 반들반들 다져진 뒤뜨락 흙마루 그곳에 우린 엄마 아빠가 짜 놓은 왕골 돗자리 펴고 부엌으로 돌아 나오는 시원한 바람 우리는 그곳에서 마냥 지절기며 행복했지요 벽오동나무에 쌀매미 신나게 울어댑니다. 우리는 둘러앉아 대소쿠리에 담긴 피감자며 까투리 복숭아 신나게 먹었지요. 피감자 하나 바닥에 내놓고 주먹으로 치니 "앗 뜨거!" 반짝반짝 빛나는 팍신한 감자 속 사월의 목련꽃 꽃망울처럼 탁 터집니다. 먹어도 먹어도 비이지 않는 엄마의 사랑 담긴 대소쿠리 이월순 시인의 동시집 '바보 같은 암소'에서 이월순 (시인,수필가) - 1997년 '풀부채 향기' (시집) - 2000년 '내 ..

아멜리아 카렌

얼마나 고대하고 꿈속에 그리며 가고 싶었던 고향일까? 마음속에 간직하고 그려보며 가고 싶어 하는 곳이 그리운 고향이다. 그곳에 부모님이 살아 계시다면 더욱 그러하리라. 가까이 고향이 있다면 심적으로나마 위안이 되고 외로움도 덜 할 텐데 안타깝게도 떠나온 고향이 이역만리에 있어 가보고 싶어도 갈 수 없는 형편이라면 그 그리움의 크기가 어떠할까. 몇 년 전 한 결혼이주여성을 안전하게 안내하고 출국 수속을 도와주기 위해 인천공항에 다녀온 적이 있다. 결혼 후 처음으로 필리핀의 친정집에 다니러 가는 길이었다. 가녀린 여인의 몸으로 어린 두 남매를 데리고 바리바리 선물을 싸들고 먼 길을 가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결혼이주여성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언어소통 부재로 인한 외로움과 문화차이, 그리고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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